황장엽의의 저서 '황장엽회고록' |
구속된 공작원 김명호·동명관은 지난해 11월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김영철 상장으로부터 황장엽 전 비서 살해 지시를 직접 받고 탈북자로 위장입국했으나 국정원 합동신문 센터에서 조사를 받던 중 거짓말을 한 사실이 탄로나 덜미가 잡혔다.
이들이 암살 지령을 받은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는 13년전 탈북했으며 이후 북한 체제와 김정일 위원장을 비판, 북한정권의 암살 타깃이 됐다.
황 전 조선노동단 비서는 최근 미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후계자로 보이는 정은을 아느냐는 질문에 “그 녀석 만난 적도 없다. 그까짓 녀석이 무슨 소용 있느냐. 김정일 자체를 보면 그보다 못하면 못했지 잘할 게 뭐냐. 미국이 관심 돌릴 필요 없다”고 독설했다.
이어 방문한 일본에서 역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나를 반역자라고 말하지만 (진짜) 반역자는 국민을 굶어 죽게 하고 있는 김정일이다”고 일침했다.
북한은 이같이 시시때때로 북한체제를 향해 독설을 날리는 황장엽을 치 떨려 했다. 지난 5일 북한의 온라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방일 중인 황 전 비서에 대해 ‘현대판 유다’ ‘늙다리 정신병자’라는 원색적 용어를 동원,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 매체는 “황가 놈이 도적고양이처럼 숨어다니지만 결코 무사치 못할 것이다”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실제 북한은 '눈엣가시'같은 그를 호시탐탐 노려왔다. 김정일은 북한간첩들에게 황장엽을 암살대상 1호로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파간첩 원정화는 2001년 황 전 비서의 소재파악 및 암살 임무를 띠고 조선족으로 위장입국해 간첩활동을 벌여오다 지난 2008년 검거돼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그는 미인계를 이용, 군간부 와 국정원, 정보사령부 등 정보기관 요원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들을 포섭, 황 전 비서와의 접촉을 부탁하고 군정보를 캐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때때로 테러나 암살 공작을 자행, 한반도에 공포의 그림자를 드리워왔다. 육영수 여사 암살, 미얀마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사건, 이한영 암살 등이 잘 알려진 사건이다.
故 이한영의 저서 '김정일 로열 패밀리' |
그리고 15년만인 1997년 2월 15일 경기도 분당시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북한 남파 간첩이 쏜 권총에 의해 피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