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스누피'(Peanuts)에서 주근깨 소녀 페퍼민트 패티가 시험을 망쳤다고 불평하면서 하는 말이다.
미국 시카고 루스벨트대학의 고든 팻저 교수는 '룩스(Looks)-외모, 상상 이상의 힘'(한스미디어 펴냄)에서 이 장면이 사실임을 보여줄 만한 실험 결과를 소개한다.
하와이대와 일리노이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교사 대부분이 외모가 나은 학생들이 공부를 더 잘하리라 기대하며, 그런 기대를 받은 학생들이 실제로도 더 좋은 성적을 낸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학생의 외모에 따라 교사의 감정이나 태도가 변하고, 좋은 기대를 받은 학생은 그에 부응하려 더 노력한다는 것.
외모와 관련한 이런 연구 결과를 다양하게 실은 '룩스'는 외모와 삶 사이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저자는 인류가 외모를 가꿔온 역사부터 외모가 결혼과 가정에 미치는 영향, 외모와 교육 또는 직장의 관계, 외모가 법정과 선거에서 발휘하는 힘, 외모를 '향상'하려 돈을 쏟아 붓는 현상, 뷰티 산업에 이르기까지 '외모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
저자가 제시하는 수많은 연구 결과와 실제 사례, 직ㆍ간접 경험담 중에는 "인간이 설마 그렇게까지 외모에 좌우되나" 뜨끔할 정도로 당황이 되는 것들이 꽤 많다.
텍사스대 연구팀이 2∼6개월 된 유아를 관찰한 결과 낯선 어른이 매력적이면 매력적이지 않고 낯선 어른보다 더 오래 보기를 좋아했고, 못생긴 낯선 사람들에게서 물러나는 일이 훨씬 잦았다.
법정에서 피고인 또는 피해자의 외모에 배심원들이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심지어 판사들까지도 매력적인 외모를 외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판사가 덜 매력적인 피고보다 매력적인 피고에게 보석금을 상당히 적게 산정했던 것.
외모에 관심을 쏟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봐도 명백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게다가 성장하면서 주위 환경이 이런 경향을 심화한다. 저자는 현대 어린이가 많이 읽는 19세기 동화 168편을 분석했더니 94%의 이야기에 14차례 이상 외모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예로 든다. 물론 갈수록 다양해지고 영향력도 커지는 각종 미디어 역시 이런 현상을 부추긴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적극적으로 인용하고 외모에 경도된 사회 경향과 현상을 고스란히 전하는 이 책이 외모지상주의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올 법하다.
그러나 외모상 약점을 극복한 사례조차 심리학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하는 저자의 관점은 꽤 객관적이며,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시각이 날카롭고 내용도 심층적이다.
한창호 옮김. 336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