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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왕대박’ ‘초대박’이 웬말?

[사설]‘왕대박’ ‘초대박’이 웬말?

기사승인 2009. 09. 0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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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라는 말이 너무 잦아졌다. 어떤 운동 선수가 외국 대회에 출전해서 우승을 하면 상금‘대박’이라며 야단들이다. 그 선수가 우승하기 위해 흘린 땀보다는 상금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어떤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주식을 상장해도 ‘대박’이다. 보유 주식가치를 환산, 잠깐 사이에얼마가 올라서 수백, 수십 억의 ‘대박’을 터뜨렸다는 등의 자료가 쏟아지고 있다. 그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고 노력한 과정은 거두절미하고 ‘대박’이다. 그러면서도 그 기업처럼 열심히 일해서 돈벌어 ‘대박’ 터뜨릴 생각은 별로 하지 않고 있다.

그런 경향을 보여주는 논문이 나왔다. 자유기업원이 최근 수상자로 선정, 소개한 숭실대 대학원 이호재, 이기일씨의 논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생 149명과 중국 대학생 143명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을 비교한 논문이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젊은이들보다도 기업가 정신이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을 하려는 의지는 우리가 7점 만점에 3.37점인 반면, 중국은 4.32점이었다.

‘사업 지향성’도 중국(4.52점)이 우리(4.11점)보다 높았다. ‘안전 지향성’만 우리(5.76점)가 중국(4.43점)보다 높았다.

우리는 ‘안전 지향적’인 반면, 중국은 우리보다 훨씬 ‘사업 지향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심지어는 ‘경제적인 환경’마저 중국(4.14점)이 우리(3.36점)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과거 정주영 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현대그룹을 우뚝 세웠다. “피죽 한 그릇 먹고도 펄펄 날았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기업들은 돈을 쌓아둔 채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취직이 힘든데도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다. 안전한 대기업이나 공무원만 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쉽게 돈 벌 궁리들뿐이다.

언론에 이 ‘대박’이라는 단어가 몇 번씩 나오는 날도 있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면 당연히 ‘대박’이다. ‘대박’으로는 모자라는지 ‘왕대박’, ‘초대박’ 이라고 부추기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언론이 쓰지 않았으면 싶은 표현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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