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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프로스포츠, 특정 종목 편파중계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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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현 기자

승인 : 2009. 08. 27. 10:09

축구팬인 김모(30·회사원)씨는 모처럼만에 맞은 휴일에 축구 중계를 보기 위해 TV를 앞에 앉았지만 이내 한숨을 쉬고 채널을 돌렸다.

축구 중계를 해주는 채널은 단 한 군데도 없었던 것, 프로야구를 중계해주는 케이블 TV 스포츠채널에서는 모두 프로야구 중계가 한창이였다.

프로야구가 인기가 올라가면서 축구중계는 TV를 통해 관전하기가 힘든 탓이다.

올해 프로야구 중계는 케이블 방송 3사인 MBC-ESPN, KBS-SKY, SBS스포츠가 담당하고 있지만 프로축구 중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벌어진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방송 3사가 경쟁 하듯이 중계에 나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방송 3사의 암묵적 합의 속에 빅 게임을 방송사끼리 돌아가며 순차 중계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한·일전의 특수성상 약속은 쉽게 깨져버리고 말았다. 보장된 시청률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두번째 경기 당시에는 MBC의 단독 중계에 합의했던 KBS 2TV가 중계에 뒤늦게 나서면서 신경전이 일기도 했다.

방송사들의 겹치기 중계, 편파 중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 때는 공중파 방송 3개사가 전체 경기의 67.2%인 43경기를 겹치기 중계를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총 64게임 중 방송 3사가 동시 생중계를 무려 54경기(85%)나 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계권을 사들이고 일부 종목에만 집중적으로 중계를 해주는건 이해하기가 힘들다. 이는 시청자의 시청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시청자의 권익인 채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개선되어야할 문제다.

방송국 측에서는 축구 중계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에 대해 "축구보다 야구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고 잘라 말한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경기가 있어 안정적인 컨텐츠 제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 이닝 사이에 광고도 할 수 있는 야구에 광고주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또한 한 번 중계차가 나가면 한 군데서 3연전을 치르는 환경도 중계에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는 큰 허점이 있다. 각 종목의 부침이란 언제나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축구가 큰 인기몰이를 했다. 반면 야구는 그 시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 축구 중계로도 얼마든지 관심을 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프로야구 중계는 공중파 방송과는 다른 케이블 TV에서 중계를 하고 있지만 다른 종목 팬들의 선택권을 빼앗는 행위를 자기들 입맛대로 해서는 안된다.

이와 함께 특정 방송사의 스포츠 중계 독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SBS는 국내프로야구를 포함, 일본프로야구(이승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박지성),프랑스 프로리그(박주영) 국가대표 A매치,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14년 브라질월드컵, 피겨스케이팅(김연아), 골프 등 모두 11개의 스포츠 중계를 싹쓸이 하며 스포츠 중계의 거대 권력의 중심이 돼버렸다. 특히 SBS는 중계권료 상승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외국의 글로벌 미디어는 킬러 콘텐츠인 스포츠 중계를 미디어 산업은 물론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활용하고 있다. 한국처럼 스포츠 중계를 독점하는 사례는 선진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올림픽, 월드컵 방송을 NBC, ABC, 후지TV 등의 방송사 들이 중계권을 사들여 자국에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이들 방송사는 스포츠 중계권을 타 방송사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이를 산업을 키우는 데 크게 활용하고 있다.
황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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