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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이어티] MB 휴가 구상 ‘넛지’에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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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 기자

승인 : 2009. 08. 06. 11:44

MB 6일, 3박4일 휴가 마치고 귀경


유난히 길었던 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1년의 한번뿐인 여름휴가는 모든 이들에게 원기회복과 함께 재충전의 시기라는 의미를 지닌다. 국정 최고지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간의 휴가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 휴가기간 올 하반기 정국구상 정리할 듯=이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국내 한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는 김희중 제1부속실장과 김인종 경호처장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휴가기간 독서와 테니스를 즐기면서 하반기 정국구상을 가다듬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일주일 동안 휴가기간을 가졌지만 쇠고기파동의 여파와 때마침 불거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그리고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파문 등으로 인해 휴가지에서도 시시각각 보고를 챙기는 등 반쪽짜리 휴가를 보내야만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휴가 기간 경제위기 극복, 쌍용자동차 사태, 미디어법 논란, 남북관계 등 난마처럼 얽힌 국정 현안과 관련한 해법마련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집권 중반기에 접어드는 만큼 중장기적인 국정운영의 밑그림도 동시에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휴가 뒤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각과 청와대 개편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 지가 관심사다.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매년 휴가 때마다 광복절 경축사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고민해왔다.

이 대통령의 경우 올해 광복절 메시지를 통해 이념, 계층, 지역을 넘어서는 국민통합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남북경색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를 전할지도 주목된다.

당초 북한의 도발행위가 이어지면서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는 특별한 대북 메시지가 없을 것
으로 예상됐지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전격 방북 이후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어 이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대북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결국 대통령의 휴가는 국정운영의 연장선인 셈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성격만큼 제각각이었던 휴가 스타일=이는 역대 대통령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역대 대통령들의 성격이 제각각이었던 만큼 휴가 스타일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권위적인 리더십으로 평가받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강원도 화진포별장에서 낚시 등을 즐기며 비교적 조용하게 휴가를 보냈다.

군인 출신으로 공격적인 리더십으로 분류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경호원들과 함께 수영과 구기종목의 스포츠를 즐기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1983년 충북 대청호 인근에 대통령 휴양지인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남대가 건설되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주로 청남대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적극적이면서도 과단성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였던 전 전 대통령은 휴가기간 가족, 경호실 직원들과 함께 축구를 즐겼다.

우유부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휴가 기간 골프삼매경에 빠졌었다. 노 전 대통령은 한창 때 80대 중반의 골프실력을 자랑했다.

저돌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리더십으로 평가받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휴가 때도 매일 2km씩 조깅을 거르지 않는 등 역동적인 휴가를 보냈다.

적극적 부정형의 지도자로 분류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오랜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얻은 건강상 불편으로 산책, 서예 등 정적인 활동으로 휴가를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휴가에 있어서도 불운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과 2005년에는 각각 군 휴양지와 강원 용평에서 휴가를 보냈지만 2004년은 탄핵 여파로, 2006년에는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수재피해로 2007년에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으로 인해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또한 권위주의 타파를 앞세웠던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의 휴양지인 청남대 운영권을 2003년 충북도로 넘기고 일반 국민들에게 개방토록 했다.

□ MB 선택 넛지는

이명박 대통령이 휴가에 앞서 청와대 전 직원들과 출입기자들에게 선물한 책 ‘넛지(nudge)’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올 초에도 조선시대의 사가독서(賜暇讀書) 제도를 본떠 우수 기관과 공무원들에게 김훈의 ‘자전거여행2’와 토머스 프리드먼의 ‘코드그린-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를 선물한 바 있다.

사가독서란 조선 세종때부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공직자들에게 휴가를 줘 독서를 하게 하던 제도로, 성삼문, 박팽년, 이황, 이이, 유성룡, 이항복, 이덕형 등이 이 제도의 혜택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옆구리를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는 사전적 의미의 넛지는 금지나 인센티브가 아닌 제3의 방법으로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방법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암스테르담 공항이 쾌적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경고의 메시지나, 할인쿠폰 등 금지나 인센티브가 아닌 단지 소변기에 파리 모양의 스티커를 붙임으로써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을 80%나 줄일 수 있었다는 경험은 넛지의 좋은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공동저자인 리처드 탈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넛지에 대해 자유주의적 간섭주의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세계 경제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해서도 정부가 넛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모기지를 쉽게 찾고 판단할 수 있도록 종류를 줄이거나 대출 견적을 일정기간 유효하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다.

특히 휴가 기간 집권 중반기에 접어드는 올 하반기 정국운영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이는 이 대통령이 리더십과 관련된 넛지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넛지는 최근 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할 것을 검토중인 서머타임 제도에 대해 “정부 주도의 자기통제 전략을 대표하는 흥미로운 예”라면서 “단순히 시간의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는 한 시간 일찍 일어나도록 넛지를 당한다”며 긍정적으로 소개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세계 정상들은 휴가 어떻게 보내나

휴가를 통해 재충전을 하는 것은 세계 각국 정상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업무기간 내내 막중한 책임감과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려야만 하는 이들은 휴가 기간 현안에서 벗어나 향후 국정운영과 관련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는다.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를 만큼 뚜렷한 장점과 개성을 지닌 이들은 휴가를 보내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미셸 여사와 두 딸인 말리아, 사샤 등 가족과 함께 유명 휴양지인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보낼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보낼 칠마크 소재의 ‘블루 헤런 팜(Blue Heron Farm)’는 미국에서 가장 비싼 마을로 손꼽힌다. 이에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가의 임대료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조깅 중 쓰러지면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함께 남프랑스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조깅으로 쓰러졌던 직후인 만큼 충분한 휴식을 가지면서 조용히 휴가를 보낸다는 계획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스코틀랜드 지역구 소재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소박한 휴가를 보낸다.

브라운 총리는 휴가계획과 관련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과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 그리고 업무 때문에 가까이 할 수 없었던 스포츠 경기에 빠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최근 각종 스캔들로 지지율이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시련의 시절을 겪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 때문에 휴가 기간 ‘자숙의 시간’을 보내면서 강진이 발생한 재난지역과 가톨릭 성지 등을 방문하며 지지율 반등을 노릴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최고지도자들의 동정과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중국의 경우 이들의 휴가계획에 대해서도 일체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통상적으로 중국 당정군 최고지도부들은 여름휴양시설인 허베이성 보하이만의 베이다이허에서 여름휴가기간 이른바 베이다이허 회의를 열고 국가 중대사를 논의해왔다.

shindw@asiatoday.co.kr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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