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안암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팀은 지난해 1~8월 사이 급성뇌경색환자 74명(남 39명, 여 35명)을 대상으로 수면무호흡증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39명(54%)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됐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급성뇌경색 환자 74명의 가족으로 뇌경색이 없는 64명(남 26명, 여 38명)의 수면무호흡증 유병률은 32%(20명)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수면시간당 무호흡지수는 가족 대조군이 7.8이었지만 급성뇌경색 환자군은 15.5로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수면건강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이 한 시간에 5회 이상 발생하는
질환으로, 숨이 차기 때문에 깊게 잠들지 못하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마치 목을 되풀이해서 조르는 것처럼 숨이 멈춰지는 증상이 있다.
이 질환은 뚱뚱한 사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직업상 밤낮이 자주 바뀌는 사람,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에게 잦다. 성별로는 남자에게서 유병률이 높고, 여자는 대체로 폐경기 이후 많이 발생한다.
정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저산소증을 발생시켜 동맥 내막손상을 일으킬 확률을 높이는데, 이는 동맥경화를 촉진해 뇌혈관이 좁아지고 결국 혈전 때문에 급성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수면무호흡증이 급성뇌경색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이 급성뇌경색을 4배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정 교수는 “뇌혈관 환자의 경우 무호흡을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뇌경색으로 건강 뿐만 아니라 생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수면무호흡증을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에 못지 않은 급성뇌경색 위험인자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