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SK 코오롱그룹 등이 법통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구체적 검토에 들어갔으며 롯데 신세계 등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부분의 은행과 상당수 저축은행·증권·보험사 등이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물밑 움직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산분리 완화 및 인터넷은행 설립 허용 등 제도개선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를 기다리며 인터넷은행을 준비 중인 곳이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합쳐 20~30곳에 이른다.
인터넷은행이란 온라인 증권사처럼 지점이 없이 인터넷상만으로 영업을 하는 은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계 자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설립 준비에 한창”이라며 “이미 50여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시스템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은행과 제2금융권 대기업 등 인터넷은행을 준비중인 곳이 20~30곳은 될 것”이라며 “재벌 중에선 SK와 코오롱이 가장 앞서있다”고 말했다.
롯데 신세계 등도 적극적인데 이들은 주력사업인 유통·통신과 금융의 결합서비스를 위해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많다.
이미 지난 2001년 ‘브이뱅크’라는 이름의 인터넷은행 설립이 추진되다 무산된 바 있었는데 그 주체가 최태원 SK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참여한 ‘브이소사이어티’라는 벤처컨설팅 회사였다.
지난해 10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자산 2조원 이상 33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10개 이상의 재벌들이 인터넷은행 설립 등 은행 관련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롯데 동원 동부 포스코 및 코오롱그룹은 현재도 은행이나 은행지주회사 지분을 적지 않게 갖고 있어 이미 은행업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법안이 통과되면 하반기부터 재벌들의 은행업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재계의 움직임에 대항, 금융권의 발길도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은 대부분의 대형은행과 일부 지방은행이 인터넷은행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현대스위스·한국 등 일부 저축은행도 뛰어들었다.
증권사와 보험사들도 인터넷은행을 만들면 자본시장법 시행과 지급결제업무 허용 등의 효과를 극대화, 소자본으로 은행 기능을 구현하고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질적 도약을 이룰 수 있어 적극적 행보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이 신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대규모 자본투입 없이도 손쉽게 은행을 만들 수 있고 점포가 없어 고정비용도 훨씬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단 이런 비용상의 강점을 대부분 고객에게 돌려줘야만 오프라인 은행과의 경쟁이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점포에 가는 일 없이 인터넷상으로 계좌가입 등 모든 업무가 가능하고 금리는 다른 은행보다 훨씬 높은 HSBC은행의 ‘다이렉트예금’이 가장 유사한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