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2세인 한귀임(여)씨는 지난해 말 씨앗 등 친환경 제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가든 몰(www.garden-mall.com)을 오픈했다.
지난해 불경기에 직격탄을 맞고 몇년간 운영하던 화원을 접은 뒤 온라인 쇼핑몰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컴퓨터를 대하기조차 어색했지만, 지난해 여름 내내 비지땀을 흘리면서 전자상거래 책과의 씨름 끝에 창업의 문을 열어젖혔다.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60∼70대 노년층이 빠르게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쇼핑몰 호스팅업체인 카페24(www.cafe24.com)에 따르면 지난해 카페24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한 7만1천10명 가운데 60대 이상이 2489명(3.5%)에 달했다. 이는 전년 1천429명에 비해 두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에도 60대 이상 창업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60대의 경우 지난 1월과 2월 각각 207명, 202명이 창업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0%, 55.3% 급증했다.
70대도 지난 1월과 2월 각각 81명, 75명이 창업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7%, 31.5% 늘어났다.
또 지난해 노년층이 창업한 쇼핑몰 가운데 실제 매출이 발생한 온라인 쇼핑몰은 750곳으로 전년 320곳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노년층의 온라인 쇼핑몰 창업 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제 불황으로 오프라인 시장이 점점 위축되면서 온라인으로 돌파구를 찾는 현상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퇴직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시장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온라인에 접목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불경기 탓에 떨어진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병행하는 수요도 노년층 창업 붐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교육의 확산과 인터넷 문화의 보편화 등으로 노년층도 인터넷 사용에 익숙해진 점도 한 몫 했다.
노년층의 창업 아이템과 오픈 시기도 타 연령대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청·장년층의 창업 아이템은 의류·패션 잡화를 위주로 취미용품과 식품 등 다방면에 걸쳐있는 반면 노년층은 유기농산물 및 지역특산물, 수공예품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카페24 관계자는 "노년층들은 처음에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포토샵 등 관련 프로그램을 공부해 도움 없이 혼자 운영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