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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환자에게 사랑 받는 병원이 최고 병원”

[칼럼] “환자에게 사랑 받는 병원이 최고 병원”

기사승인 2008. 11. 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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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모든 질환이 다 그렇지만 특히 퇴행성 관절염은 환자에게 있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이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라 할 수 있는 ‘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관절염 말기가 되면 무릎 연골이 닳아 뼈와 뼈가 맞부딪히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관절염 환자들은 외출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온종일 통증과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된다.
심한 통증과 외출 통제가 거듭되면서 환자들은 고립감과 불안,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에도 부딪히게 된다.

만약 가족들이 무릎 통증을 노환으로 여기고 방치하거나 무관심한 경우에는 소외감이나 격리감까지 느끼게 된다. 이는 환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키는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본원에서 관절염 환자 250명을 조사해본 결과 대부분이 통증으로 인해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 불안감까지 겪고 있었다.

이는 관절염이 서서히 진행되는 병이라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이 6~7년 이상 시달린 상태로 병원을 찾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절염은 수술을 하면 낫긴 하지만 수술한 직후에는 본인이 이 수술을 괜히 했나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왜냐하면 수술을 하고 나서 2~3일 간 환자들은 ‘인공’ 관절과 자신의 몸을 맞추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회진을 돌면 많은 환자들이 수술 괜히 했다며 의사에게 타박을 주곤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제2의 인생을 찾아 행복한 삶을 찾게 된다.

얼마전 본원에선 환자들을 위한 공연이 있었다. 단순히 노래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춤 경연, 지팡이 던지기 퍼포먼스, 의료진의 합창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수술 환자 댄스경연대회에서 선발된 3팀의 ‘지팡이 퍼포먼스’가 화제를 불러 모았다.

아팠던 무릎이 건강해졌음을 상징하는, 지팡이를 던지는 장면에서는 관객석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공연이 끝난 후 많은 환자들이 자신과 같은 수술을 한 환자가 멋진 공연을 펼치는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공연장을 나왔다.

개인병원이 수년 전에 수술 받은 환자를 비롯해 환자를 돌보느라 고생한 가족들을 초청해 ‘위로 잔치’를 여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한다.

이번 행사가 환자와 보호자들이 웃을 수 있도록 기쁨을 선사하는 한편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가 돈독해지는 자리가 되었음을 확신한다.

병원도 결국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수익이 우선이지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아끼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렵다.

병원이 꼭 경제적 이익만 추구하는 곳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이러한 행사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의사는 환자에게 사랑 받는 병원이 최고의 병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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