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사장 김상돈)는 29일 국내 처음으로 지하철 환기구로 배출되는 바람을 이용한 풍력 발전설비를 고안했다고 밝혔다.
'도시철도 시설을 이용한 발전시스템'이라는 명칭으로 지난 4월 특허출원된 이 설비는 전동차가 달릴 때 생기는 주행풍(走行風)과 환기설비 가동으로 발생하는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 설비의 개발은 2005년 7월 당시 서울메트로 신사업개발단에 근무하던 민강만 부장 등 직원 4명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지하철 환기구에서 항상 일정 속도로 부는 강한 바람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실용화를 추진한 것이다.
이 발전기를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에 설치해 2차례에 걸쳐 실험한 결과 환기구 풍속이 풍력발전이 가능한 초당 4m를 훨씬 넘어서는 8.4∼10m로 나타나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는 이와 관련한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내달 을지로3가역 환기구 2곳에서 시험가동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풍력 개발에 뛰어들기로 했다.
지하철 1~4호선 구간에서 풍력발전이 가능한 환기구는 모두 586곳으로 파악됐다.
환기구 1곳당 풍력발전기 15기를 설치할 수 있고, 1기당 설치 비용은 340만원이어서 총사업비는 298억8600만원으로 예상됐다.
이들 풍력 발전설비를 모두 가동하면 연간 6400만㎾의 전력을 생산해 76억7200만원 어치의 수입을 올리게 되고 약 4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것으로 서울메트로는 분석했다.
투자비를 회수한 이후에는 전력을 판매해 연간 77억원의 수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사례는 2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객감동 창의경영 사례 발표회'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선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연말까지 지하철 역사의 화장실 입구뿐만 아니라 각 칸에도 화장지를 비치한다는 계획이 소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