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화랑가에 돌아온 언니들

화랑가에 돌아온 언니들

기사승인 2008. 10. 05. 16:4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윤석남 등 여성작가 전시회 잇따라
 윤석남의 '1025'.
페미니즘 미술작품으로 유명한 윤석남 등 여성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전시가 서울과 경기도에서 열린다.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는 11월9일까지 '윤석남 1025-사람과 사람 없이'전이, 안산 경기도미술관에서는 11월30일까지 '언니가 돌아왔다'전이 개최된다.

◇아르코미술관 페미니스트 윤석남의 개인전 = 윤석남(69)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페미니즘 미술 작가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지만 영화감독 겸 소설가였던 아버지 윤백남(1888~1954)이 타계하면서 좋지 않았던 가정 형편 때문에 화가의 꿈을 접었다. 이후 결혼해 애 낳고 평범하게 살다가 36살 때부터 서예와 그림을 배워 40대 초에 화가로 등단한 작가다.

페미니즘 운동가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여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국내 대표적인 여성주의 작가로 지칭돼왔다.

1997년 페미니즘을 내세우며 창간한 계간지 '이프'의 첫 발행인을 맡기도 했을 정도로 페미니즘 운동과 깊은 인연을 쌓아왔다.

하지만 그의 이번 개인전에서 여성을 소재로 한 작업은 찾기가 힘들다.

견공(犬公)들의 윤곽에 맞춰 자른 나무 판 조각 위에 눈, 코, 입을 그려 넣어 제작한 개 모양의 설치물 1000여개가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을 뿐이다.

버려져 갈 곳 없는 1025마리의 개들을 돌본다는 이애신 할머니의 사연을 다룬 기사를 2006년 읽고 현장을 찾아간 뒤 감동 속에 3년간 작업해온 결과물이다. 작가는 심지어 작업을 진행하면서 육식을 피하고 채식주의자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물론 그가 페미니즘을 버린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페미니즘 작가이고 페미니즘 운동이 필요 없는 시대를 꿈꾸며 계속 그럴 것"이라며 "현재도 페미니즘 미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한 켠의 조그만 보조공간은 쇠갈고리를 쿠션 위에 설치한 의자 등 그의 과거 작품들도 볼 수 있게 꾸며졌다. 입장료는 1000~2000원. 02-760-4724

◇경기도미술관 ‘언니가 돌아왔다’전 = 경기도라는 지역적인 정체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시대의 여성 미술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려는 전시다.

수원 출신의 신여성 화가 나혜석(1896~1948)의 작고 60주기라는 시의성과 국내 페미니즘 미술의 대표주자인 윤석남의 작업장이 화성에 있다는 점이 전시 기획의 배경은 됐지만 나혜석과 윤석남이 주인공은 아니다.

여성 작가들의 다양한 여성상에 초점을 맞춰 안진우, 류준화, 박영숙, 송상희, 이순주, 장지아, 태이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여성작가 24명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국적의 작가 손국연, 페미니즘에 대해 많은 작업을 해온 유일한 남성 작가 조덕현 등 27명이 참여한다.

이들의 작품 200여점은 페미니즘에서 능동적으로 '욕망과 환상'을 펼쳐내는 작품까지 다양하다.

페미니즘 운동 교재가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1980~1990년대처럼 인기를 끌지 못하듯이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 작가들의 여성상도 다양화됐기 때문이다.

김종길 큐레이터는 "여성 작가들의 다양한 여성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청소년 및 가족 체험 행사로 관람객이 생각하는 여성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인형으로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무료. 031-481-7000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