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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황 속 경매시장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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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 기자

승인 : 2008. 09. 29. 17:35

고가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소폭 상승
- 우량 상가물량 봇물…‘틈새상품’ 부상

부동산 경기가 불황일수록 빛을 발하는 경매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최근 법원 경매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가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완화 추진 호재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인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가 경매시장도 시세보다 20~40% 낮은 가격에 낙찰 받을 수 있는 우량물량이 쏟아지고 있어 투자시기를 엿보고 있는 실수요자들에게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9일 법원경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정부가 종부세 기준을 공시가격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세율도 종전의 절반으로 낮추는 종부세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최근까지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경매 지표가 상승했다.

지지옥션이 조사한 결과 지난 22일부터 닷새간 서울지역 경매 아파트의 경우 감정가 9억원 초과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76.3%로 이전 한 달간 평균 낙찰가율인 72.3%에 비해 4%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경매 응찰자수도 물건당 평균 6.67명으로 이전 달의 4.59명에 비해 2.08명이 늘었고 낙찰률은 29%로 0.1%포인트 상승했다.

경기도 역시 종부세 완화 방침 이후 낙찰가율이 69.1%로 이전 한 달 동안 평균 낙찰가율(66.3%)을 앞질렀다.

실제 지난 24일 입찰한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우성아파트 전용 114.7㎡는 감정가 10억원의 95%인 9억5000만원에 낙찰됐고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전용 105㎡는 감정가 9억원의 85%인 7억66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반면 최근 경매시장을 주도했던 6억원 이하 아파트 낙찰가율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서울지역 감정가 3억원 미만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05%, 3억~6억원대는 83.2%를 기록해 전 달에 비해 각각 0.4%포인트, 5.6%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도 역시 3억원 미만 낙찰가율은 93.2%, 3억~6억원 이하는 74.3%를 기록하며 전 달에 비해 각각 6.1%포인트, 6.3%포인트 떨어졌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종부세 완화와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가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입지여건이 좋거나 재건축 등 재료가 있는 아파트에 수요가 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상가 경매시장에도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8월 상가(근린시설)경매 입찰경쟁률은 1.77:1에 불과했고 낙찰가율도 58.95%에 그쳤지만 낙찰가율이 감정가의 50~60% 대에 형성돼 임대수익률을 내기가 쉽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부분이 주택과 토지에 몰려있어 입지가 좋은 상가의 경우 중장기 경기회복에 따라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아파트 등 주택 경매에서는 권리분석이 가장 중요하고 상가 경매시장에선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권 확보를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라며 “아파트 등은 실수요자들이 거주와 투자를 겸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가 경매는 낙찰을 받아도 소유권을 넘겨받기까지 보통 수개월이 걸리는 탓에 창업을 위한 실수요보다는 재테크 투자대상으로 보고 접근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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