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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하이힐과 못생긴 엄지발가락

[칼럼]하이힐과 못생긴 엄지발가락

기사승인 2008. 08. 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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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부평 힘찬병원
정형외과 과장

회사원 김모(26세·여) 씨는 ‘버선발 기형’ 혹은 ‘발레리나병’ 등으로 불리는 무지외반증을 어릴 적부터 갖고 있어 학창시절 교정기를 착용을 해야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만 무리했다 싶으면 엄지발가락에 마치 바늘이 박힌 것처럼 쿡쿡 쑤시고 저렸다. 저녁이면 어김없이 족욕과 발 마사지로 통증을 가라앉히기 바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점 엄지발가락이 휘어지자 병원을 찾은 김씨는 ‘무지외반증’을 진단받았다. 결국 발가락뼈를 골절시켜 일자로 바로세우는 수술인 무지외반증 교정술을 받게 됐다.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질환인데, 단순히 휘는 정도가 아니라 엄지발가락이 옆으로 비틀어지면서 뼈가 튀어나와 통증을 유발한다.

요즘 무지외반증은 여성 2명 중 1명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패션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키를 커보이게 하고 S라인을 돋보이게 한다는 이유로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이 많다.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는 여성이 늘어날수록 발은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편안해야 할 발을 굽이 높고 폭이 좁은 하이힐에 꽁꽁 가둬두고 있는 셈이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으로는 후천적 요인과 선천적(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후천적인 요인은 뾰족하고 굽이 높은 신발이다. 하이힐을 신을 경우 사람의 발은 걸을 때 체중 3배의 무게를 견뎌야한다. 이 무게가 발바닥 전체에 고르게 분산되지 않고 높은 굽으로 인해 힘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선천적 요인으로는 엄지발가락이 길거나 과도하게 유연한 발, 발볼이 넓거나 발바닥이 평편한 발, 류머티즘성 관절염이 있다.

증세는 엄지발가락의 뿌리 부위에 물집이나 염증, 발바닥 앞쪽에 굳은살 등이 생기며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아프다. 통증이 사라지더라도 엄지발가락의 변형은 계속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 무릎과 허리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특히 중년 여성의 발에서 심한 무지외반증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변형 각도가 점점 커지기에 적절한 시기의 치료가 중요하다.

무지외반증을 교정해야 하는 이유는 기형적으로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관절이 신발에 자극을 받아 툭하면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변형이 시작되면 점점 심해져 나빠진 걸음걸이나 자세로 발목이나 무릎, 허리 등에 통증이 올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변형 각도 및 관절상태를 고려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에는 튀어나온 뼈만 깎는 수술을 해서 통증도 심하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엄지발가락과 주변조직을 일직선에 가까운 정렬로 잡아 주는 교정 절골술 및 연부조직 성형술을 시행하여 재발률이 크게 낮아졌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관절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자신의 발볼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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