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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단칸방서 레스토랑 네 곳 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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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승인 : 2008. 08. 07. 09:25

이태원 주름잡는 홍 석 천 ‘재테크 신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마이타이'매장 외부 전경.
시트콤 ‘남셋 여셋’으로 내집 장만… 2년에 한번 큰평형 갈아타기
반지하 월세방서 6년만에 시가 10억원대 주상복합아파트 마련
야경노린 맨 위층 점포얻기·손님과의 ‘교감’이 매출 성공전략

홍석천을 떠올리면 예전시트콤 ‘뿌아송’ 이미지 탓인지 여성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의 평소 모습은 매우 남자답다. 대화를 할 때도 뭐든 숨김없이 시원시원하게 대답한다.
그의 시원한 성격 덕분인지 8년 전 커밍아웃 후 거의 맨손으로 시작한 사업이 승승장구했다. 창업 성공담을 듣기 위해 이태원에서 그가 직접 운영하는 업소 중 하나인 태국 음식점 ‘마이타이’를 찾았다.
마이타이 매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홍석천.
“잘나가던 시기에 커밍아웃,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졌지만 내가 택했던 길이기에 시련을 안고 있기에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어요.”

경제적 어려움을 창업으로 돌파하고 반지하방에서 벗어나 마포구의 시가 10억원대의 주상복합아파트까지 마련하는 데 성공한 탤런트 홍석천.

사업에 뛰어든지 6년 만에 이태원에서 4개 점포를 운영하는 이태원 마당발 사장이 됐다.
연예계에서 홍석천은 남다른 재테크 수완을 가진 스타로 통한다. 1999년까지만 해도 월세 35만원의 반지하방에서 살며 어려움을 겪던 그는 이후 분발해 2002년 10월에는 이태원에 레스토랑 겸 와인바 ‘아워 플레이스’를 열어 사업가 대열에 합류했다.

발군의 실력으로 지난해 6월 태국음식점 ‘마이타이’를 오픈한데 이어 12월에는 태국식 중국요리전문점 ‘마이차이나’를, 최근에는 ‘마이쏭(song) 바’를 개업했다. 이태원에서 '마이'가 들어가면 모두 자신의 가게라고 생각하라며 웃었다.

그가 소유한 점포들의 자산 가치만 따져도 30억원에 이른다. 성공한 사업가라 불릴 만하다.
2005년에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31평짜리 시가 9억원의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성공 했다. 마포 주상복합아파트 시가가 10억원, 창업 점포 4개의 권리가치가 13억원 정도 예상된다.

불과 8년 만에 재산을 수백 배로 불린 그의 재테크 감각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그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2000년이후 빠른 속도로 자산을 불려왔다는 점에서 그의 재테크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만 그는 “제가 무슨 부자예요? 그냥 아기자기한 가게를 운영할 뿐인데”라며 겸손해했다.

반지하방에서 살던 그가 6년 만에 내집 마련에 성공한 방법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지난 1999년은 그가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인기몰이를 하던 시기. 연 3억의 고수입을 올렸다.
수입이 많아지면 쓰임새가 헤퍼지는 많은 연예인들과 달리 그는 수입의 80% 이상을 모아 1년 만에 69.42㎡(21평) 아파트를 마련했다. 79.34㎡(24평), 102.48㎡(31평), 158.68㎡(48평)으로 2년에 한 번꼴로 더 큰 평형으로 갈아타기를 감행했다.

구입한 아파트마다 매입가 보다 20% 정도씩 올라 투자수익이 생긴 것도 아파트 평수 늘리기에 일조했다. 여기에는 그만의 투자 혜안이 있었다.

“3000세대 이상 대단지에 전철역이 가까운지, 교육환경은 어떤지, 주변개발계획 등 아파트 프리미엄이 될 만한 요소들을 꼼꼼히 따져봤어요. 직접 발품을 팔아서 부동산 중개소를 돌아다니는 것도 꼭 필요하죠.”

부동산은 말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다 보면 어떤 아파트가 투자가치가 있는지 조금씩 보이게 된다고 한다. 발로 뛰어다녀야 한다는 말이다.

2005년 입주한 옥수동 102.48㎡(31평) 아파트는 4년 전 재개발 지역의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했다. 옥수동 개발 호재에 힘입어 현재 9억원으로 오른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그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적절히 활용했다.

2002년 문을 연 레스토랑 겸 와인바 ‘아워 플레이스’는 서울 이태원 소방서 바로 맞은편 대로변에 있다. 2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각 층은 실평수 62.81㎡(19평)이며, 총 45석을 갖추고 있다. 사실 처음 창업은 그의 생존수단이었다.

‘아워 플레이스’ 일대는 지하철 6호선이 지나는 역세권이면서 해밀턴 호텔을 중심으로 의류가게·카페 등이 많이 들어서있는, 이태원의 전통적인 중심상권이다.
이태원에 4곳의 둥지를 튼 이유는 뭘까?

“이태원은 강북개발 계획의 수혜지로 떠오르고 있어 미래의 잠재적인 고객 수요가 더 많이 기대되는 지역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었죠.”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레스토랑과 달리 건물의 가장 위층인 6층과 7층에 점포를 얻었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야경 효과를 노린 것이다. “실제로 개점 6년째를 맞는 요즘도 도심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창가 자리는 언제나 예약으로 만원입니다. 신축 건물이라 점포 권리금이 없다는 점도 이곳을 택한 이유 중 하나예요.”

당시 전체 투자비용은 총 1억8000만원. 사실 그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창업 후 1년 3개월 동안 월 1000만원 손해를 볼 정도로 어려움도 컸어요. 종업원들의 월급을 주기위해 밤업소 DJ(디스크 자키)를 6군데나 뛰면서 날밤을 새운 날이 부지기수였죠.”
하지만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실었던 그는 사업을 접지 않았다. 창업 1주년이 되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또 이 덕분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다. 그의 매출 제고전략은 간단했다. 바로 손님과의 교감이었다. 몸소 서빙해 가면서 살 냄새 나는 온정을 느끼게 한 감동을 손님들이 알아준 결과다.
이곳의 순수익은 약 600만원이다. 주변의 레스토랑과 비교하면 3배 정도에 달한다. 맛은 일류를 지향하면서 가격대는 중저가를 고수한 그의 운영전략 덕분에 아워 플레이스는 단시간에 이태원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5년여 간 음식점을 운영하며 자신감을 얻은 그는 아워 플레이스에서 거둔 수익과 신용대출을 이용해 자금을 마련, 지난해 오리엔탈 전문 음식점에 도전했다. 지난해 문을 연 ‘마이타이’와 ‘마이차이나’를 오픈하기까지 소품 하나하나를 챙기며 모든 인테리어와 좌석배치 등 전 과정을 직접 지휘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마이차이나 매장 내부전경.
“흔히 창업에서 목이 절반이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전 외진 자리라도 차별화 전략만 있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오랜 준비를 거쳐 주방 인력을 구성하고 메뉴를 짜고 인테리어를 하는 작업을 마치고서야 개점에 들어갔다. 주방장은 특급 태국호텔에서 일하던 요리사를 스카우트했다.
그는 요즘 출연 중인 SBS 일일 드라마 ‘애자 언니, 민자’ 출연 스케줄 때문에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드라마, 방송에 밤에는 ‘마이쏭 바’등을 운영하다보면 그렇다. 하루 3~4시간도 채 못 자는 강행군에 몸은 고단하지만 그래도 맘은 풍요롭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그는 동업으로 264.46㎡(80평)의 가게를 3억1000만원 들여 오픈한 뒤 얼마가지 않아 접아야했던 아픈 기억도 있다.
“친했던 매니저가 사업자금을 차용해 부도를 맞았어요. 또 믿었던 연예계 친구가 사업 프리미엄을 이용해 자신의 아이템을 가져가고는 대가를 외면해 받은 상처도 컸습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타고난 성격이 이를 훌훌 털어 버렸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직접 서빙 했다. 음식점의 인테리어 소품 하나하나를 챙기는 그의 섬세함과 손님들을 살갑게 대하는 태도에서 그의 성공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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