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달 기자의 골프속으로] (20) 티타임, 본인 사망시 외에는 지키는 게 원칙

기사승인 2008. 07. 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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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한 사람이 용감하고 공부 못하는 애가 가방만 무겁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한동안 못 듣고 살았는데 골프를 시작하면서 또 듣는다.

핸디캡이 높은 골퍼는 꼭 티를 낸다. 볼이고 먹을 것이고 바리바리 싸들고 나와 항상 골프백이 무겁다. 맨 날 허둥댄다.

이런 골퍼들 중에 꼭 티타임에 늦는 골퍼가 있다. 2~3번홀에서 팀에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골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또 동반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골프와 동반자에 대한 모독이다.

다른 건 몰라도 골프 티타임은 본인 사망 시 외에는 지키는 게 원칙이다. 티타임을 알려주면 가까스로 그 시간에 맞춰 나오는 골퍼들이 있다. 하지만 티타임은 첫 홀에서 티오프 하는 시간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더구나 골프장에 도착하는 시간은 더더욱 아니다.

최소한 티오프 시간 30분 전을 의미한다. 골프장에 도착해 락커룸에서 옷 갈아입는데 10분, 동반자들과 인사하며 커피한잔 하는데 10분, 코스에 나가 티오프를 기다리는 데 10분이 필요하다.

티타임에 늦으면 그날 라운드는 망치게 되어 있다. 허겁지겁 치는 볼이 잘 맞을 리 없다. 샷을 하기 전 무의식적으로 하던 연습스윙도 동반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생략한다. 그러니 제대로 볼이 맞을 턱이 없다. 샷을 하기 전 꼭 1~2차례 연습스윙을 하던 골퍼가 그냥 치면 100% 미스샷을 하게 되어 있다. 볼이 제대로 맞지 않으니 날아가는 볼을 빨리 보기 위해 머리도 번쩍 번쩍 든다. 스윙은 빨라지고 헤드업까지 하게 되니 엉망진창이 된다. 별 짓을 다해도 안 되게 되어 있다.

또 다음 홀로 이동하면서 얼굴에 선크림도 발라야 한다. 마음이 급하니 스윙이 빨라진다. 아마추어골퍼에게 빠른 스윙은 독이다.

지각의 후유증은 본인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다. 동반자들도 라운드를 망치기 십상이다. 티오프를 기다리며 어디쯤인지 계속 핸드폰으로 연락해야 한다. 티잉그라운드에서도 속이 탈 정도로 기다리다 뒤 팀에 밀려 결국 먼저 플레이할 수밖에 없다. 또한 허겁지겁 도착한 골퍼를 안심시켜야 한다.

골프규칙은 티오프시간 5분 이내에 도착해 바로 플레이가 가능하면 스트로크플레이의 경우 2벌타를 부과한다. 5분 이상이면 실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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