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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건강’, 소화효율·유연성 가진 뱀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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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5. 01. 30. 09:11

'천천히 소화시키기' '식후 체온 올리기'…지방축적 막아
유연성 관절 가동 범위 넓혀 '통증 및 근육 손상' 예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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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뱀의 해 '을사년'. 대부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뱀을 싫어하지만 유연성이나 소화효율성 등 건강측면에서는 참고할 부분도 있다.

변온동물인 뱀은 신진대사가 느려 오랜 시간 음식섭취가 없어도 생존한다. 반면 식사 중에는 대사가 급격히 활발해진다. 미국 앨라배마대학 연구에 따르면 악어를 삼킨 뱀은 소화 과정에서 심장 크기가 40%, 췌장은 94%, 간은 두 배 이상 커지고 대사율은 최대 40배까지 증가했다.

뱀은 자신보다 큰 음식 소화를 위해 체온을 높힌다. 식후 일광욕이나 똬리를 틀어 체온을 유지하는데, 이는 저체온에서 소화 속도가 떨어져 먹이가 부패할 위험을 막는 행동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적으로 뱀의 소화 방식에서 배울 점은 '천천히 소화시키기'와 '식후 체온 올리기'다. 이성훈 서울365mc병원 부병원장은 30일 "음식을 천천히 씹어 먹으면 소화 속도를 조절해 위 건강을 증진하고 영양소가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병원장은 "실제로 하루 섭취 칼로리의 약 10%는 음식을 씹고 소화하는 데 소모된다"며 "밥을 폭식하면 영양소가 급하게 흡수되는데 천천히 씹는 습관은 영양소가 지방으로 쌓이는 것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식후 가벼운 산책이나 일광욕은 소화를 돕고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 건강에 이롭다. 식후 10~20분 정도 산책하는 동안 체온이 살짝 오르면서 신진대사가 일시적으로 증진되는 효과도 있다. 이 부병원장은 "식사로 섭취한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돼 간과 체내에 중성지방으로 저장될 수 있지만 식후 근육을 사용하면 혈중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소모돼 중성지방으로 전환되는 양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뱀은 뼈와 관절 구조가 유연해 좁은 공간에서도 움직임이 자유롭다. 이런 유연함은 사람의 건강한 삶에도 중요하다. 유연성은 관절 가동 범위를 넓혀 자유로운 움직임을 만들고 부상을 예방한다. 유연성이 부족하면 통증과 근육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게 바로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은 혈액순환에도 도움된다.

이 부병원장은 "현대인의 생활패턴에서 주목해야 할 부위 중 하나가 엉덩이 근육"이라며 "어깨나 허벅지, 종아리 등은 통증을 자주 느껴 스트레칭을 통해 관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엉덩이는 상대적으로 관리에 소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엉덩이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면 좌골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 테니스 공을 이용한 근막 릴리즈가 도움이 된다. 테니스 공을 엉덩이 아래에 놓고 두 무릎을 세운 상태에서 바닥에 앉는다. 양손으로 균형을 잡고 체중을 실어 공을 굴리면 엉덩이 근육이 풀리고 고관절의 긴장도 완화된다.

스트레칭은 혈액을 심장으로 밀어올려 혈류를 개선하고 혈관이 유연하게 회복하도록 돕는다. 이 부병원장은 "이 과정에서 혈압과 혈당 수치가 낮아진다"면서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을 회복하면 올바른 자세를 취하기 쉬워지는데 이를 토대로 근력 운동으로 확장해 나가라"고 말했다.

스트레칭 적정 강도는 가벼운 통증을 느끼면서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수준이 좋다. 신체를 급격히 늘리거나 과도한 압력을 가하는 행동은 근육과 관절을 다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뱀처럼 매끄럽고 완벽한 곡선이 조화된 몸매를 누구나 원하지만, 동양인은 서양인처럼 볼륨감 있는 골반라인을 가지는 일이 쉽지 않다. 이 부병원장은 "동양인은 골반 크기가 서양인보다 좁고 허리와 엉덩이 라인이 일자로 떨어지는 편"이라며 "힙의 볼륨감을 키우기 위한 꾸준한 근력운동, 잘록한 허리를 만들기 위한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단이 필수이지만 이것만으로 타고난 체형을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지방흡입과 지방이식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체형교정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허리에서 제거한 지방을 허리 아래 골반부터 허벅지 중간 라인에 주입해 볼륨감 있는 몸매를 완성하는, 일명 '허파고리'로도 불린다. 이 부병원장은 "이 시술은 자가지방을 사용하기 때문에 합병증 위험이 낮고 시술 후에도 본래 조직처럼 자연스럽게 자리잡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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